구약과 신약이 스스로 증거하는 ‘계시의 구조’
성경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성경은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는가?”
“왜 같은 말씀을 읽어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는가?”
이에 대해 성경은 침묵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신이 ‘하나님의 비밀이 담긴 계시의 책’**임을 분명히 증거한다. 구약과 신약은 공통적으로, 하나님의 뜻은 감추어져 기록되었고, 정한 때에 계시로 드러난다고 선언한다.
1. 구약의 증언: 감추어진 계시, 봉인된 책
이사야 29:9–13 — 보아도 보지 못하는 이유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계시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계시가 봉한 책의 말같으니… 글을 아는 자에게 주며 읽으라 하면 봉하였으니 못 읽겠노라 할 것이요” (사 29:11)
여기서 문제는 말씀이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계시는 책으로 주어졌으나 ‘봉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성경은 지식의 문제 이전에 영적 개봉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박국 2:2–3 — 기록되었으나 때를 기다리는 비밀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반드시 응하리라” (합 2:3)
하박국은 하나님의 계시가 반드시 기록되지만, 동시에 즉시 성취되거나 즉각 이해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성경은 인간이 마음대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 열리는 말씀이다.
2. 신약의 증언: 비유에서 밝힘으로
요한복음 16:25 — 비유로 말하다가 밝히 드러내심
“이것을 내가 비유로 너희에게 일렀거니와 때가 이르면… 밝히 이르리라” (요 16:25)
예수님조차 하나님의 진리를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설명하지 않으셨다. 비유는 감추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준비된 자에게 열리는 방식이다. 신약은 구약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비밀이 점차적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요한계시록 5:1–3 — 봉인된 책과 열 자의 부재
“능히 책을 펴거나 보거나 할 이가 없더라” (계 5:3)
요한계시록은 하나님의 최종 계획이 일곱 인으로 봉인된 책으로 표현된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말한다. 하늘과 땅 그 어디에도 그 책을 열 자가 인간 가운데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성경의 궁극적 의미가 인간의 지성, 학문, 종교성으로는 열리지 않음을 선언하는 장면이다. (이후 본문에서 그 책을 여는 이는 어린 양, 곧 예수 그리스도이다.)
3. 성경이 스스로 증거하는 ‘비밀의 구조’
지금까지 살펴본 구약과 신약의 말씀을 종합하면, 성경은 다음과 같은 일관된 구조를 가진 책임이 분명해진다.
- 하나님의 비밀은 존재한다 (사 29장)
- 그 비밀은 기록된다 (합 2장)
- 그러나 즉시 열리지 않는다 (합 2장)
- 비유와 상징으로 전달된다 (요 16장)
-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열린다 (계 5장)
즉 성경은 감추어진 계시 → 기록된 말씀 → 정한 때의 개봉이라는 흐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4. 왜 성경을 읽어도 깨닫지 못하는가?
성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난해한 문장이나 역사적 거리 때문이 아니다. 성경은 스스로 말한다.
“여호와의 친밀하심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있음이여” (시 25:14)
성경의 비밀은 지적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계시를 여시는 하나님과의 관계 문제이다. 그리고 그 관계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
5. 결론: 성경은 비밀의 책이자, 열리는 책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비밀이 담긴 책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비밀은 영원히 숨겨진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기록하셨고, 정한 때에, 정한 방법으로, 정한 분을 통해 열어 주신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독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봉인된 책 앞에 서서, 그 책을 여실 분을 바라보는 신앙의 행위이다.
그리고 성경은 분명히 증거한다.
그 책을 여실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