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한다.
말씀을 듣고, 설교를 듣고, 성경을 읽지만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은혜가 되는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의 고민과 불안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긴다.
“내가 뭔가 잘못 믿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질문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앙의 깊은 지점으로 들어가기 위한 매우 건강한 출발점이다. 문제는 ‘말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대하는 태도와 구조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말씀을 ‘정보’처럼 소비한다. 좋은 말, 위로가 되는 말,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다. 하지만 정보는 이해를 줄 수는 있어도, 삶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삶이 바뀌기 위해서는 이해를 넘어선 깨달음과 적용이 필요하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진리를 설명하실 때 항상 직설적으로만 말씀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비유와 질문을 통해 듣는 사람 스스로 생각하게 하셨다. 이는 단순한 전달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이 변화되는 과정을 고려한 방식이었다. 강제로 주입된 정답은 쉽게 잊히지만, 스스로 깨닫게 된 진리는 오래 남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가 말씀을 자기 점검의 도구가 아니라, 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할 때 발생한다. 말씀을 들으면서 “저 사람에게 필요한 말이다”, “저건 요즘 교회 문제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말씀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남을 겨누는 잣대가 된다. 그렇게 되면 말씀은 많아지지만,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삶이 바뀌지 않는다고 느낄 때 점검해 볼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나는 이 말씀 앞에서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말씀은 언제나 우리에게 위로만 주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생각과 습관, 고정관념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한다. 그 지점에서 불편함이 생기고, 사람들은 다시 익숙한 자리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또한 변화는 단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씨앗이 뿌려진 뒤 곧바로 열매를 맺지 않듯, 말씀도 마음에 심겨진 후 시간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우리가 너무 빠른 결과를 기대한다는 점이다. 즉각적인 감정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사고방식과 삶의 방향이 바뀌는 데에는 반복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말씀을 들어도 삶이 바뀌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그 자체로 낙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말씀을 ‘듣는 단계’에서 ‘마주하는 단계’로 넘어갈 시점일 수 있다.
말씀을 이해했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 말씀이 지금의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 정직하게 서는 순간,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