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고이지신으로 읽는 성경의 경고
성경에서 말하는 송구영신은 단순히 시간이 바뀌는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류 역사 속에서 한 시대를 마무리하시고 새로운 시대를 여시는 구속사적 전환을 의미한다. 전도서 1장 4절의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라는 말씀은 이러한 시대 교체의 원리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예수님의 초림이다.
예수님의 초림은 구약의 약속과 예언의 시대가 지나가고, 그 말씀이 실제로 성취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메시아를 가장 오래 기다렸고 성경을 가장 많이 연구했던 유대교 지도층과 다수의 백성은 그 송구영신의 현장 한가운데서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들은 기다리던 메시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배척하고 핍박하는 선택을 했다.
이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실패담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0장 11절에서 “이런 일은 우리의 거울이 되었다”고 말한다. 즉,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구속사의 사건들은 후대 신앙인들을 위한 경고이자 교훈으로 기록되었다는 뜻이다. 초림 당시의 송구영신의 역사는 오늘날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인들에게 중요한 점검 기준이 된다.
유대교가 초림을 놓친 근본적인 이유는 성경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메시아 예언을 알고 있었고,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는 성취의 방식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익숙하게 이해해 온 메시아상과 다른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기존의 신앙 체계와 전통을 기준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판단했다. 그 결과, 시대는 바뀌었지만 인식은 바뀌지 않았고, 송구영신의 전환을 거부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서 온고이지신의 정신이 중요해진다. 온고이지신은 과거를 미화하거나 반복하는 태도가 아니라, 이미 성취된 하나님의 역사를 정확히 배우고 그 원리로 미래를 분별하는 지혜를 뜻한다. 초림 때 예언이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를 깊이 살펴보는 것은 단순한 성경 지식 축적이 아니라, 재림을 대비하는 신앙의 훈련이다.
오늘날 재림 신앙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우리는 재림을 기다리지만, 그 성취가 우리의 기대나 고정관념과 다를 경우에도 말씀을 기준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혹시 초림 때와 마찬가지로, 성경은 붙들고 있으되 실제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역사에는 마음을 닫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재림은 성경이 말하는 또 한 번의 송구영신이다. 믿음과 인내의 시대가 지나가고, 완성과 결론의 시대가 도래하는 전환점이다. 그러므로 재림을 대비하는 가장 성경적인 태도는 날짜를 계산하거나 막연한 두려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초림의 성취 역사를 거울 삼아 자신을 점검하는 것이다.
과거를 통해 배우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것.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온고이지신의 신앙이다. 초림의 송구영신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사람만이, 재림의 송구영신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성경은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비추고, 오늘의 신앙을 통해 내일을 준비하게 한다.